“사장님, 우리 동네 경쟁점은 깃발을 10개나 꽂았던데, 우리도 더 늘려야 할까요?”
“글쎄요. 깃발 하나에 88,000원인데… 늘렸다가 주문 안 들어오면 손해라서 겁나네요.”
매달 나가는 배달의민족(배민) 광고비, 고지서를 볼 때마다 속이 쓰립니다. 하지만 배달 장사에서 ‘울트라콜(일명 깃발)’은 오프라인 가게의 ‘전단지’와 같습니다. 안 뿌리면 손님이 아예 우리 가게가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문제는 대부분의 사장님이 이 비싼 전단지를 ‘아무 데나’ 뿌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글에서 알바생 노무 관리로 벌금 폭탄을 피하는 법을 통해 수비를 튼튼히 했다면, 오늘은 데이터에 기반한 공격적인 깃발 꽂기 전략으로 우리 가게의 배달 구역을 효율적으로 점령하는 법을 알아봅니다.
1. 깃발(울트라콜), 도대체 어디까지 보일까? (반경의 비밀)
먼저 게임의 룰을 알아야 합니다. 깃발을 꽂으면 그 깃발을 중심으로 반경 몇 km까지 손님에게 보일까요?
- 공식 노출 반경: 깃발 위치 기준 반경 1.5km ~ 3km
- 실제 유효 반경: 1.5km 이내 (사실상 승부처)
배민 앱은 고객의 위치에서 가까운 가게 순서대로(물론 맛집 랭킹 등 변수는 있지만) 리스트를 보여줍니다. 즉, 깃발에서 3km 떨어진 손님에게 우리 가게는 리스트 저~~ 아래 끝자락에 뜹니다. 사실상 노출이 안 되는 셈입니다.
[핵심 전략]
깃발은 우리 가게(본진)에 꽂는 게 아닙니다. 내가 배달 가고 싶은 ‘주요 아파트 단지’나 ‘원룸촌’ 한복판에 꽂아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우리 가게가 “바로 집 앞(1km 이내)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위장 전술입니다.
2. 깃발 꽂기, ‘무작정 따라 하기’가 망하는 지름길
“1등 업체가 저기 꽂았으니까 나도 옆에 꽂아야지.”
가장 위험한 생각입니다.
- 이유: 1등 업체는 이미 리뷰가 5,000개 쌓인 ‘고인물’입니다. 같은 위치(깃발)에서 맞붙으면, 손님은 리뷰 많은 1등 가게를 찍습니다.
- 해법: 1등 업체와 정면 승부를 피하고, 그들이 놓치고 있는 ‘틈새 구역’을 찾아야 합니다.
3. 황금 깃발 위치 찾는 3단계 공식 (지도 펴세요)
지금 당장 네이버 지도나 배민 사장님 사이트의 ‘주문 지도’를 켜세요.
1단계: 내 메뉴의 ‘페르소나’ 파악하기
내가 파는 음식을 누가 먹나요?
- 치킨, 찜닭, 족발: 3~4인 가족 (대단지 아파트 집중 공략)
- 마라탕, 1인분 덮밥, 샐러드: 1인 가구 (오피스텔 밀집 지역, 대학가 원룸촌)
- 커피, 샌드위치: 직장인 (오피스 상권) 또는 주부 (아파트 단지)
2단계: ‘길목’과 ‘교차로’를 노려라 (가성비 전략)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꽂으면 그 단지 사람들만 봅니다. 하지만 큰 사거리(교차로)나 아파트 단지 3개가 만나는 입구에 꽂으면?
- 깃발 1개로 3개 단지(약 3,000세대)를 동시에 커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성비 깃발’입니다.
3단계: ‘다리’ 건너, ‘동’ 넘어 확장하기
우리 동네 주문이 꽉 찼다면, 배달 대행료가 조금 더 들더라도 옆 동네로 진출해야 합니다.
- 다리 하나 건너, 혹은 큰 도로 건너편 아파트 단지에 깃발을 하나 꽂아보세요. “어? 우리 동네에 이런 맛집이 생겼네?”라며 신규 고객이 유입됩니다. (오픈빨 효과)
4. 깃발 효율 분석: ‘똥 깃발’을 찾아 뽑아버려라
깃발은 꽂아두고 방치하는 게 아닙니다. 매달 성적표를 검사해서 구조조정을 해야 합니다.
[분석 방법]
배민 사장님 사이트(셀프서비스) → [통계] → [울트라콜 광고 효과]
여기서 봐야 할 것은 딱 하나, ROI(투자 대비 수익률)가 아니라 ‘주문 건수’입니다.
- 기준: 월 광고비 88,000원 ÷ 내 객단가(예: 22,000원) × 마진율 고려 = 최소 주문 건수
- 판단:
- 보통 깃발 1개당 월 20건 이상 주문이 안 들어오면 적자입니다. (업종별 상이)
- Action: 2달 연속으로 효율이 안 나오는 깃발은 과감히 뽑으세요. 그리고 그 깃발을 아직 깃발이 없는 새로운 아파트 단지로 옮겨 심으세요. 이것을 ‘깃발 돌려막기(테스트)’라고 합니다.
5. 오픈리스트 vs 울트라콜, 비율은 어떻게?
- 오픈리스트: 주문 건당 6.8% 수수료. (상단 노출, 랜덤)
- 울트라콜: 월 88,000원 고정비. (하단 노출, 고정)
주문이 적은 초보 사장님은 오픈리스트에 의존하는 게 안전합니다(안 팔리면 돈 안 나가니까). 하지만 월 매출 1,000만 원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수수료 기반인 오픈리스트보다 고정비인 울트라콜(깃발)을 늘리는 것이 마진율 방어에 훨씬 유리합니다.
6. 깃발보다 중요한 건 ‘썸네일’과 ‘리뷰’입니다
아무리 명당에 깃발을 꽂아 노출을 시켜도, 손님이 클릭을 안 하면 말짱 꽝입니다.
- 클릭률(CTR) 올리기: 지난 글에서 다룬 메뉴 엔지니어링을 응용해, 대표 메뉴 사진을 침샘 자극하는 ‘초근접 샷’으로 바꾸세요.
- 전환율(CVR) 올리기: 썸네일을 눌러 들어온 손님이 주문하게 만드는 건 ‘리뷰 이벤트’와 ‘사장님 댓글’입니다.
배달은 ‘땅따먹기’ 게임입니다
배달의민족 깃발은 사장님이 파견한 ‘영업 사원’입니다.
영업 사원이 일을 안 하고 놀고 있는데(주문 0건), 월급(88,000원)만 주고 계신 건 아닌가요?
오늘 밤 장사가 끝나면 배민 사장님 사이트에 접속해서, 우리 깃발 영업 사원들의 실적을 점검해 보세요. 일 못하는 깃발을 뽑아서, 일 잘할 것 같은 옆 동네로 이사시키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매출과 배달이 늘어난 만큼 식자재 주문량도 늘어났을 텐데, 정작 통장에 돈이 안 남는 미스터리를 풀어보겠습니다. “많이 팔았는데 왜 적자지? 줄줄 새는 식자재 원가율(COGS) 계산법과 마진율 30% 확보하는 엑셀 관리 노하우”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사장님이 진짜 가져가는 돈, ‘순수익’을 계산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