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이번 달 부가세 납부세액이 300만 원입니다.”
“네? 남는 것도 없는데 무슨 세금을 그렇게 많이 내요?”
매년 1월과 7월, 세무 대리인에게 이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내 통장에 잠시 머물렀다 가는 돈인 줄 알면서도, 막상 내 돈을 쌩으로 뺏기는 것 같아 억울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억울해만 해서는 10원도 줄일 수 없습니다. 부가가치세 절세의 핵심은 “내가 쓴 돈을(매입) 사업용으로 인정받는 것”에 있습니다. 국세청은 사장님이 챙기지 않은 영수증을 알아서 챙겨주지 않습니다.
지난 글에서 간판·인테리어 공사비 200만 원 지원받는 법을 통해 가게 환경을 개선했다면, 오늘은 그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처리를 포함해 줄줄 새는 세금을 틀어막는 ‘부가가치세 다이어트’ 비법을 공개합니다.
1. 부가세,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이 나오나?
구조를 알면 절세가 보입니다. 부가세 계산법은 아주 단순합니다.
내가 손님에게 받은 세금(매출세액) – 내가 물건 살 때 낸 세금(매입세액) = 납부할 세금
즉, 세금을 줄이려면 ‘매입세액’을 최대한 많이 인정받아야 합니다. 많은 사장님이 “나 이거 사업 때문에 샀는데 왜 공제 안 해줘?”라고 하시지만, 국세청이 인정하는 적격 증빙(세금계산서, 현금영수증, 신용카드 매출전표)이 없으면 100% 불인정입니다.
2. 숨은 공제 찾기 ①: 공과금과 통신비
가장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가게에서 쓰는 전기, 가스, 인터넷, 정수기 요금에도 부가세 10%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문제점: 보통 건물주 명의나 사장님 개인 주민번호로 계약되어 있어, 세금계산서 발행이 안 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해결책: 지금 당장 한전(123), 가스공사, 통신사에 전화해서 명의를 ‘개인’에서 ‘사업자’로 변경하고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을 요청하세요.
- 효과: 한 달 전기세가 50만 원이라면, 매달 5만 원씩 1년에 60만 원의 부가세를 아낄 수 있습니다. 전화 한 통이면 끝납니다.
3. 숨은 공제 찾기 ②: 신용카드 ‘사업용’ 등록
“밥 먹은 거, 커피 마신 거 다 카드 긁었는데 공제되나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홈택스에 ‘사업용 신용카드’로 등록된 카드로 결제해야 누락 없이 자동으로 긁어올 수 있습니다.
- 홈택스 접속 -> [조회/발급] -> [신용카드] -> [사업용 신용카드 등록].
- 사장님 명의의 모든 카드(최대 50장)를 등록하세요.
- 주의: 등록 전 사용분은 소급 적용이 안 될 수 있으니, 카드를 새로 발급받으면 즉시 등록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4. 숨은 공제 찾기 ③: 음식점 사장님 필수 ‘의제매입세액공제’
식당이나 카페 사장님들은 주목하세요. 쌀, 채소, 고기, 생선 등은 세금이 없는 ‘면세 물품’입니다. 부가세를 내지 않고 샀으니 공제받을 것도 없는 게 원칙이지만, 식당은 이걸 가공해서 과세 상품(음식)을 팔기 때문에 “산 가격의 일정 비율을 부가세 낸 셈 쳐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이를 ‘의제매입세액공제’라고 합니다.
- 조건: 면세 농산물 등을 구입하고 계산서(또는 신용카드 영수증)를 받아야 함.
- 공제율: 음식점업 개인사업자는 보통 108분의 8 (약 7.4%) 또는 109분의 9를 공제해 줍니다.
- Action: 시장에서 배추 살 때 “현금 줄 테니 싸게 해달라”고 하지 마세요. 카드로 긁어서 의제매입 공제받는 것이, 종합소득세 비용 처리까지 고려하면 훨씬 이득입니다.
5. 숨은 공제 찾기 ④: 자동차 구매 및 유지비
“차 샀는데 부가세 환급되나요?” 차종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 공제 가능 차량:
- 9인승 이상 승합차 (카니발 9인승, 스타렉스 등)
- 경차 (모닝, 레이, 캐스퍼 등 1000cc 이하)
- 화물차 (트럭, 밴형 자동차)
- 125cc 이하 이륜차 (오토바이)
- 공제 불가능 차량: 일반 승용차 (소나타, 그랜저, 벤츠, 제네시스 등). 아무리 업무용으로 써도 부가세 공제는 절대 안 됩니다.
Tip: 배달용 오토바이나 짐 싣는 레이를 샀다면 차량 가격의 10%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주유비와 수리비도 당연히 공제됩니다.
6. ※절대 금지※ “자료 좀 사면 안 될까요?” (가공 세금계산서)
부가세를 낼 돈이 너무 많으면, 소위 ‘자료상’을 통해 수수료를 주고 가짜 세금계산서를 끊고 싶은 유혹에 빠집니다.
단언컨대, 가게 문 닫는 지름길입니다.
- 국세청의 전산 시스템(엔티스)은 사장님의 동종 업계 평균 매입률, 전기 사용량 등을 분석해 가짜 자료를 귀신같이 잡아냅니다.
- 걸리면? 부가세 추징은 물론, 가산세가 최대 40% 붙고 조세범 처벌법으로 형사 고발까지 당합니다. 절세하려다 인생이 꼬일 수 있습니다.
절세는 ‘타이밍’과 ‘관심’입니다
“세금은 낼 만큼 내는 게 애국이다”라는 말도 있지만, “모르고 더 내는 세금은 무능이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오늘 알려드린 4가지(공과금 명의변경, 카드 등록, 의제매입, 차량)만 체크하셔도 앉은 자리에서 수십, 수백만 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홈택스에 들어가 내 카드가 잘 등록되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그 작은 관심이 사장님의 순수익을 결정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1월 부가세 신고가 끝나면 다가오는 5월의 큰 산, “종합소득세 신고 대비, 소득세율 구간을 낮춰 세금을 확 줄이는 ‘노란우산공제’ 외 추가 소득공제 항목 총정리”로 돌아오겠습니다.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