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사직과 해고는 근로 관계를 종료한다는 결과는 같으나, 법적 성질과 사업주가 짊어져야 할 법적·금전적 리스크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 둘의 개념을 혼동하여 명확한 서류 없이 직원을 내보냈다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당해 수개월 치의 임금을 배상하거나, 해고예고수당을 물어주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근로기준법은 사업주의 일방적인 해고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으므로, 안전한 노무 관리를 위해서는 두 제도의 차이점을 명확히 인지해야 합니다. 본 글에서는 권고사직과 해고의 성립 요건, 실업급여 수급 자격의 차이, 그리고 수습기간 중 계약 해지 시 유의사항을 법리적으로 비교 분석합니다.
1. 권고사직과 해고의 본질적 법적 차이 (합의 vs 일방적 통보)
두 제도의 가장 큰 차이는 ‘근로자의 동의(합의)’ 여부에 있습니다.
- 권고사직 (합의 해지): 회사가 먼저 퇴사를 권유하고, 근로자가 이를 수용하여 사직서를 제출함으로써 성립합니다. 노사 간의 ‘합의’이므로 근로기준법상 해고 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으며, 부당해고 리스크가 없습니다.
- 해고 (일방적 통보): 근로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회사가 일방적으로 근로 관계를 종료시키는 행위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필수적이며, 절차를 어길 시 노동위원회의 구제신청 대상이 됩니다.
2. 권고사직 실무: 사직서 수리와 실업급여(이직확인서) 처리 요건
권고사직은 부당해고의 위험을 피하면서 근로자를 내보낼 수 있는 실무적인 방법입니다.
- 사직서 수령 (필수): 권고사직 진행 시 반드시 사직 사유에 ‘회사의 권고에 의한 사직’이라고 명시된 자필 사직서를 받아야 합니다. 구두로만 합의했다가 근로자가 “해고당했다”고 말을 바꾸면 회사가 방어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 실업급여(이직확인서) 처리: 권고사직은 비자발적 퇴사로 인정되어 근로자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회사는 고용보험 피보험자 상실신고 시 사유 코드를 ’23번(경영상 필요 및 회사 불황으로 인한 인원 감축 등에 의한 퇴사)’ 등으로 정확히 신고해야 합니다.
- 주의사항: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등 정부 고용지원금을 받고 있는 사업장의 경우, 인위적 감원(권고사직)을 발생시키면 지원금이 중단되거나 환수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고용센터 확인이 필수적입니다.
3. 해고의 엄격한 법적 요건: 정당한 사유와 해고예고수당(30일 전)
해고는 근로자의 생계를 위협하므로 법적으로 매우 까다로운 요건을 요구합니다.
- 정당한 사유 (5인 이상 사업장):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은 무단결근 누적, 횡령 등 사회 통념상 고용 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귀책사유’가 객관적으로 입증되어야만 해고가 정당성을 얻습니다. (단순한 업무 능력 부족은 해고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 해고예고수당 (모든 사업장 공통):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해고를 예고해야 합니다. 이를 지키지 않고 즉시 해고하려면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단, 계속 근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근로자는 제외).
4. 해고 서면 통지 의무: 5인 이상 사업장 필수 요건 및 무효 사유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직원을 해고할 때는 사유와 시기를 반드시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발생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
- 통지 방법: 해고 사유(구체적인 위반 사실)와 해고 시기(날짜)를 명시한 종이 문서를 직접 교부하거나 내용증명으로 발송해야 합니다.
- 무효 사유: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이메일, 구두 통보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근로자의 잘못이 명백하고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있더라도, 서면 통지 절차를 누락하면 부당해고로 판정됩니다.
5. 부당해고 구제신청 리스크와 사업주의 금전적 배상 책임
해고의 요건(정당한 사유, 서면 통지 등)을 갖추지 못하면 근로자는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해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
- 배상 책임: 부당해고로 판정될 경우, 노동위원회는 사업주에게 ‘원직 복직’과 함께 ‘해고 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명합니다.
- 결과: 사업주는 이미 관계가 파탄 난 직원을 복직시켜야 하며, 노동위원회 판정까지 소요된 2~3개월간의 월급을 일하지 않은 근로자에게 고스란히 배상해야 하는 막대한 타격을 입습니다.
6. 수습기간 중 계약 해지(본채용 거절)의 합법적 처리 기준
수습(시용) 근로자 역시 근로기준법의 보호 대상이므로 마음대로 해고할 수 없습니다.
- 본채용 거절의 정당성: 정규직보다는 해고 사유가 폭넓게 인정되지만, 사전에 고지된 수습 평가표에 따른 평가 등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미달했다는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 서면 통지 필수: 수습기간 중 본채용을 거절할 때도 (5인 이상 사업장) 반드시 구체적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 해고예고수당: 실제 근무한 지 3개월 미만인 수습 근로자에게는 해고 예고나 해고예고수당 지급 없이 당일 해고가 가능합니다. 단, 3개월을 단 하루라도 넘겼다면 해고예고수당 지급 의무가 발생합니다.
✅ 권고사직 및 해고 노무 관리 필수 체크리스트 10
- [ ] 사직서 수령: 권고사직 시 반드시 근로자의 자필 서명이 들어간 ‘권고사직서’를 서면으로 보관했는가?
- [ ] 이직확인서: 권고사직 퇴사자의 실업급여 수급을 위해 상실신고 시 올바른 사유 코드를 입력했는가?
- [ ] 지원금 중단: 권고사직 처리 시 회사가 수급 중인 고용지원금(도약장려금 등)이 중단되는지 사전에 확인했는가?
- [ ] 해고 사유 입증: 일방적 해고 시 근로자의 중대한 귀책사유를 객관적 자료(경위서, 징계 기록 등)로 확보했는가?
- [ ] 해고 예고: 모든 사업장 적용 규정으로, 해고 30일 전에 예고하거나 미이행 시 30일분 통상임금을 지급했는가?
- [ ] 서면 통지: 5인 이상 사업장인 경우, 구두나 카톡이 아닌 구체적 사유가 적힌 ‘해고통지서’를 교부했는가?
- [ ] 수습기간 산정: 당일 해고하려는 수습 근로자의 실제 근무일이 명확히 ‘3개월 미만’인지 확인했는가?
- [ ] 수습 평가 증빙: 수습기간 중 본채용 거절 시, 주관적 감정이 아닌 사전에 마련된 객관적 평가 기준에 따랐는가?
- [ ] 퇴직금 지급: 사유를 불문하고 1년 이상, 주 15시간 이상 근무했다면 퇴사 후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했는가?
- [ ] 연차 정산: 퇴사 사유와 무관하게 잔여 미사용 연차에 대한 수당을 전액 정산하여 금품청산을 완료했는가?
❓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무단결근을 연속으로 3일째 하고 있습니다. 즉시 해고해도 되나요?
A. 무단결근은 징계 해고의 사유가 될 수 있으나 즉시 해고는 위험합니다. 내용증명으로 출근을 독촉하고, 취업규칙에 정해진 무단결근 일수를 채운 후 징계위원회를 거쳐 서면으로 해고를 통지해야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Q2. 5인 미만 사업장은 해고를 마음대로 할 수 있나요?
A.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상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금지’ 조항이 적용되지 않아 부당해고 구제신청 대상이 아닙니다. 단, 30일 전 해고 예고(또는 해고예고수당 지급) 의무는 5인 미만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즉시 해고 시 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Q3. 직원이 자진 퇴사하면서 실업급여를 받게 권고사직으로 처리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A. 명백한 ‘실업급여 부정수급’ 공모 행위입니다. 적발 시 사업주도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고 부정수급액을 연대 반환해야 하며, 향후 고용보험 지원금 수급에 큰 불이익을 받으므로 절대 응해서는 안 됩니다.
Q4. 알바생이 며칠 일하다가 무단으로 잠적했는데 해고 처리해야 하나요?
A. 자발적 퇴사(무단 퇴사)로 보아 자진 사직 처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해고로 오해받지 않기 위해 “지정된 날짜까지 출근하지 않거나 연락이 없으면 사직 의사로 간주하여 퇴사 처리하겠다”는 내용을 문자로 명확히 남겨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5. 권고사직 시 위로금을 반드시 지급해야 하나요?
A. 법적인 의무는 전혀 없습니다. 위로금은 권고사직을 근로자가 원만하게 수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회사가 재량껏 지급하는 합의금의 성격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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