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저 그만둘 건데 안 챙겨주신 주휴수당이랑 야간수당 다 계산해서 넣어주세요. 안 주시면 노동청에 진정 넣겠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만둔 아르바이트생에게서 이런 문자를 받는다면 마음이 어떨까요? 심장이 덜컥 내려앉고 머릿속이 하얗게 변할 겁니다. 가족처럼 잘해줬다고 생각했는데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아 억울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감정적으로 대응해 봤자 법은 냉정하게 근로자의 편인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에는 알바생과의 노동 분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글이 하루가 멀다 하고 올라옵니다. 대부분 ‘법을 잘 몰라서’, 혹은 ‘설마 우리 가게 알바생이 신고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법적 의무를 놓쳤다가 수백만 원의 합의금이나 과태료 폭탄을 맞게 되는 경우입니다. 심지어 벌금형 전과가 남기도 합니다.
오늘은 사장님들이 땀 흘려 번 돈을 억울한 벌금으로 날리지 않도록, 채용 시 반드시 지켜야 할 3가지 핵심 방패(근로계약서, 주휴수당, 수습기간)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이 글만 정독하셔도 노무 분쟁의 95%는 사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1. “종이 한 장 차이” 근로계약서, 안 쓰면 벌금 500만 원?
아직도 “우리 가게는 작으니까 말로 하면 되겠지”, “친한 지인 아들이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시나요? 큰 오산입니다. 단 하루를 일하더라도 근로계약서는 반드시, 일하기 시작하기 전에 작성해야 합니다.
왜 반드시 써야 할까? (처벌 규정)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그 자체만으로 최대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중요한 건, 알바생이 합의해 주지 않으면 사장님은 변명의 여지 없이 형사 처벌(전과 기록)을 받게 된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계약서를 쓰고 나서 알바생에게 ‘교부(복사해서 나눠줌)’하지 않아도 동일한 처벌 대상입니다.
Tip: 계약서를 작성하고 교부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계약서 두 장을 나란히 놓고 그 사이(간인)에 도장을 찍거나, 알바생에게 계약서를 준 뒤 사진을 찍어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서에 꼭 들어가야 할 5가지 ‘필수 기재 사항’
인터넷에 떠도는 출처 불명의 양식을 쓰면 위험합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에 따라 아래 내용이 빠져 있으면 계약서를 쓰고도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 임금: 시급 얼마인지, 구성 항목(기본급+주휴수당 등)은 무엇인지, 언제 줄 것인지(지급일), 어떻게 줄 것인지(계좌이체 등).
- 소정근로시간: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일하는지(시작/종료 시각), 휴게시간은 언제인지(예: 4시간 근무 시 30분).
- 휴일: 일주일 중 언제 유급으로 쉴 것인지(주휴일). 보통 일요일로 지정합니다.
- 연차 유급휴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연차 규정을 반드시 명시해야 합니다.
- 업무의 내용 및 장소: 서빙인지 주방 보조인지, 근무 장소는 어디인지 명확히 적어야 나중에 딴소리를 막을 수 있습니다.
※ 고용노동부 표준 근로계약서 다운로드: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표준 근로계약서(7종)’를 다운로드하여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2. 사장님들의 영원한 숙제, ‘주휴수당’ 완벽 해부
자영업자에게 가장 부담스럽고, 가장 분쟁이 많은 부분이 바로 ‘주휴수당’입니다. 주휴수당이란 ‘일주일을 개근하면 하루치 일당을 더 주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일주일 동안 열심히 일했으니 하루는 유급으로 쉬게 해 준다는 뜻입니다.
지급 기준: 딱 2가지만 기억하세요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아래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면 무조건 줘야 합니다.
- 주 15시간 이상 근무: 일주일 소정 근로 시간이 15시간 이상이어야 합니다. (휴게시간 제외)
- 일주일 개근: 계약된 날짜에 결근 없이 모두 출근해야 합니다. (지각이나 조퇴는 결근이 아니므로 줘야 합니다. 반면, 사장님 사정으로 가게 문을 닫은 날은 결근으로 처리하면 안 됩니다.)
계산법 (주 40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
많은 분이 헷갈려하시는데, 주 40시간 미만 알바생의 주휴수당은 비례해서 계산합니다.
- 공식: (1주 총 근로시간 / 40시간) x 8시간 x 시급
- 예시: 시급 1만 원인 알바생이 주 20시간 일했다면?
- (20 / 40) x 8 x 10,000원 = 40,000원 (매주 4만 원 추가 지급)
쪼개기 계약(주 14시간)은 괜찮을까?
주휴수당 부담을 피하기 위해 하루 2시간, 주 6일(총 12시간) 등으로 쪼개서 고용하는 사장님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를 ‘쪼개기 계약’이라 부르는데, 법적으로는 주 15시간 미만이므로 주휴수당 지급 의무가 없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잦은 인원 교체로 인한 인력 관리의 어려움, 알바생들의 낮은 숙련도와 책임감 문제는 감수해야 할 부분입니다.
3. “수습기간이니까 월급 90%만 줘도 되죠?” (주의!)
“처음 일 배우는 기간이니까 3개월은 월급 90%만 줄게.”
관행처럼 이렇게 말하는 사장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조건이 맞지 않으면 불법(임금 체불)입니다. 수습기간 감액(최저임금의 90% 지급)이 합법적으로 인정받으려면 다음 2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 근로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일 것: 계약 기간을 1년 미만(예: 6개월, 11개월)으로 정했다면 수습 감액은 불가능합니다. 첫 달부터 최저임금 100%를 줘야 합니다.
- 단순 노무직이 아닐 것: 편의점 알바, 패스트푸드점 알바, 주유원, 택배 상하차 등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한 ‘단순 노무 종사자’는 수습 감액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단, 일반 식당 서빙이나 주방 보조는 단순 노무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어 적용 가능할 수 있으나, 분쟁 소지가 있으므로 100% 지급을 권장합니다.)
결론: 알바생과는 보통 3개월, 6개월 단위로 짧게 계약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실상 수습 감액은 어렵다고 보고 최저시급 이상을 챙겨주는 것이 속 편합니다.
4. 실제 분쟁 사례: 편의점 점주 최 사장님의 실수
지급 기준을 오해해서 낭패를 본 실제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상황: 편의점을 운영하는 최 사장님은 주말 알바생 A군을 고용했습니다. A군은 토, 일 각각 8시간씩 총 16시간을 일하기로 했습니다.
분쟁 발생: A군이 3개월 후 그만두면서 주휴수당을 요구했습니다. 최 사장님은 “주말 알바는 평일 알바가 아니니까 주휴수당이 없다”라고 주장하며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결과: A군은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근로감독관은 “주말만 일해도 주 15시간이 넘으면 지급 대상”이라며 최 사장님에게 체불 임금 전액 지급 명령을 내렸습니다. 결국 최 사장님은 밀린 수당에 더해, 근로계약서 미작성 과태료까지 내야 했습니다.
이 사례의 교훈은 명확합니다. ‘주말 알바’, ‘단기 알바’라는 이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주일에 15시간을 일했느냐’가 유일한 기준입니다.
글을 닫으며: 법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절세입니다
많은 사장님이 “최저시급 주기도 벅찬데 법이 너무 빡빡하다”라고 하소연합니다. 그 심정, 자영업자의 한 사람으로서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하지만 냉정한 현실에서 ‘몰랐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법을 정확히 알고 꼼꼼히 챙기는 것이, 나중에 터질지 모를 수백만 원의 ‘노무 리스크 폭탄’을 막는 최고의 보험이자 절세 방법입니다. 오늘 당장 우리 가게 알바생들의 근로계약서를 다시 한번 꺼내어 점검해 보세요. 그 작은 종이 한 장이 사장님을 지켜주는 가장 든든한 방패가 되어줄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신다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마케팅 전략, “돈 한 푼 안 들이고 우리 가게를 네이버 지도(플레이스) 맛집 랭킹 상위권에 올리는 세팅 비법”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손님이 제 발로 찾아오게 만드는 비결을 낱낱이 공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