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에게 부가가치세가 ‘소비자의 돈을 잠시 맡아뒀다 내는 세금’이라면, 종합소득세는 ‘내가 1년 동안 피땀 흘려 번 순수익에 대해 내는 세금’입니다. 그래서 체감하는 부담이 훨씬 큽니다.
매년 5월 초가 되면 국세청에서 카카오톡이나 우편으로 ‘종합소득세 신고 안내문’을 보냅니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S, A, D, E, F, G 같은 알 수 없는 알파벳 유형이 적혀 있어 당황스럽습니다.
“나는 그냥 세무서 가서 신고하면 안 되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 신고 유형이 무엇인지, ‘경비율’이 적용되는지 ‘장부’를 써야 하는지를 모르면, 낼 필요 없는 세금까지 뒤집어쓸 수 있습니다. 오늘은 종합소득세의 핵심 뼈대인 신고 방법과 장부 기장 의무를 매뉴얼로 정리해 드립니다.
1. 종합소득세 계산의 기본 구조 (장부 vs 추계)
종합소득세는 [매출 – 비용 = 소득금액] 공식에서 시작합니다. 여기서 ‘비용’을 어떻게 인정받느냐에 따라 신고 방법이 두 가지로 나뉩니다.
- 기장 신고 (장부 작성): 사장님이 실제로 쓴 돈(월세, 인건비, 재료비 등)을 영수증과 장부로 증명해서 세금을 내는 방식. (실질과세 원칙)
- 추계 신고 (경비율 적용): 장부를 쓰지 않아서 비용을 증명할 수 없을 때, 국세청이 정한 ‘비율’만큼을 비용으로 쳐주는 방식. (추산하여 계산함)
“그럼 장부 안 쓰고 대충 비율로 받는 게 편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매출이 커질수록 추계 신고의 세금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기준경비율)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2. 추계 신고 1: 단순경비율 (초보 사장님의 혜택)
창업 초기이거나 매출이 적은 영세 사업자에게 적용되는, 일종의 ‘세무 혜택’ 구간입니다.
- 대상: 직전 연도 수입 금액이 업종별 기준 미만인 경우. (예: 도소매업 6,000만 원 미만, 음식/숙박업 3,600만 원 미만, 임대/서비스업 2,400만 원 미만).
- 특징: 비용 증빙이 없어도 매출의 80~90% 이상을 비용으로 인정해 줍니다.
- 유형: 안내문에 E, F, G 유형으로 찍혀 나옵니다. 이 경우 세무 대리인 없이 홈택스나 ARS로 혼자 신고해도 세금이 거의 나오지 않거나 환급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추계 신고 2: 기준경비율 (세금 폭탄의 시작)
매출이 일정 수준 이상 올랐는데 장부를 쓰지 않았을 때 적용되는 무시무시한 구간입니다.
- 대상: 단순경비율 기준을 초과하는 사업자.
- 특징: 비용의 약 10~20% 정도만 인정해 줍니다. (나머지 80%는 소득으로 잡혀 세금 폭탄이 됩니다).
- 경고: 만약 사장님이 ‘기준경비율’ 대상자인데 장부를 안 쓰고 추계 신고를 하면, 엄청난 세금과 함께 ‘무기장 가산세(20%)’까지 추가됩니다. 따라서 이 구간부터는 반드시 장부를 써야 절세가 가능합니다.
4. 기장 의무 1: 간편장부 대상자 (D유형)
대다수의 개인사업자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국세청은 영세 사업자가 복잡한 회계 장부를 쓰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여, 가계부처럼 수입과 지출만 날짜별로 적어도 인정해 주는 ‘간편장부’ 제도를 운영합니다.
- 대상: 직전 연도 수입 금액이 업종별 기준 미만인 경우. (예: 도소매 3억 미만, 음식/숙박 1.5억 미만, 서비스 7,500만 원 미만).
- 신고 방법: 국세청에서 제공하는 엑셀 서식이나 시중의 장부 앱을 이용하여 1년간의 거래 내역을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고합니다.
- 안내문 유형: 주로 D유형으로 통보받습니다. 이 유형을 받았다면 “아, 나는 이제 장부를 안 쓰면 손해 보는구나”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5. 기장 의무 2: 복식부기 의무자 (S, A, B, C유형)
매출이 높은 개인사업자는 법인처럼 차변/대변을 나누어 재무상태표까지 만드는 완벽한 회계 장부, 즉 ‘복식부기’를 작성해야 합니다.
- 대상: 간편장부 기준 금액을 초과하는 고소득 사업자 및 전문직(의사, 변호사 등).
- 특징: 개인이 혼자 작성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세무사 사무실에 매월 기장료를 내고 맡기게 됩니다.
- 제재: 복식부기 의무자가 간편장부로 신고하거나 추계 신고를 하면, 신고를 안 한 것으로 간주(무신고)되어 엄청난 가산세를 물게 됩니다.
6. 신고 안내문 알파벳(유형)별 대응 전략
5월에 받게 될 안내문의 알파벳을 보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나옵니다.
- S, A, B, C 유형 (복식부기): 세무사에게 맡기세요. 혼자 하려다 가산세 맞습니다.
- D 유형 (간편장부/기준경비율): 가장 애매한 구간입니다. 장부를 쓰면 세금을 줄일 수 있고, 귀찮아서 안 쓰면(추계) 세금이 많이 나옵니다. 본인의 실제 비용(임차료, 인건비 등)이 많다면 장부를 쓰고, 비용이 거의 없다면 추계를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 E, F, G 유형 (단순경비율): 축하합니다. 홈택스나 ARS로 5분 만에 ‘자가 신고’ 하시면 됩니다. 세무사 비용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 I 유형 (성실신고확인대상): 매출이 매우 높은 ‘슈퍼 개인사업자’입니다. 세무사의 확인 도장을 받아야만 신고가 가능합니다.
종합소득세 신고 전 필수 체크리스트 10
- [ ] 안내문 확인: 5월 초 홈택스나 우편으로 온 안내문에서 내 알파벳 유형(S~G)을 확인했는가?
- [ ] 매출액 점검: 작년 매출이 간편장부 기준인지 복식부기 기준인지 파악했는가?
- [ ] 적격 증빙 보관: 세금계산서, 현금영수증, 카드 내역 등 비용 증빙을 1년 치 모아두었는가?
- [ ] 인건비 신고: 원천세 신고 내역과 지급명세서 제출 여부를 확인했는가? (인건비 비용 인정 핵심)
- [ ] 접대비 한도: 접대비(업무추진비)가 한도를 초과하지 않았는지 확인했는가?
- [ ] 차량 운행 일지: 업무용 승용차 관련 비용을 인정받기 위해 운행 일지를 작성했는가? (복식부기)
- [ ] 경조사비 관리: 청첩장, 부고장(건당 20만 원 비용 인정)을 모아두었는가?
- [ ] 기부금 영수증: 사업자 명의나 본인 명의의 기부금 영수증을 챙겼는가?
- [ ] 노란우산공제: 소득공제용 노란우산공제 납입 증명서를 준비했는가?
- [ ] 홈택스 카드 등록: 사업용 신용카드가 홈택스에 등록되어 있어 내역 조회가 가능한가?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작년엔 E유형이었는데 올해 갑자기 D유형이 나왔어요. 왜죠?
A. 작년 매출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단순경비율’ 혜택을 못 받고 ‘기준경비율’ 대상이 되었으니, 세금 폭탄을 피하려면 간편장부를 직접 쓰거나 세무 대리인을 써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Q2. 간편장부 대상자인데 복식부기로 신고해도 되나요?
A. 네, 당연합니다. 오히려 칭찬받을 일입니다. 간편장부 대상자가 복식부기로 꼼꼼하게 장부를 써서 신고하면 ‘기장세액공제’라고 해서 산출 세액의 20%를 깎아주는 파격적인 혜택이 있습니다.
Q3. 적자(손해)가 났는데도 신고해야 하나요?
A. 무조건 해야 합니다. 장부를 써서 “나 적자 났소”라고 신고(결손금 신고)를 하면, 그 적자 금액을 내년, 내후년 소득에서 뺄 수 있습니다(이월결손금 공제). 신고 안 하면 적자 난 것도 인정 못 받고 오히려 가산세 낼 수도 있습니다.
Q4. 프리랜서(3.3%)인데 환급받을 수 있나요?
A. E, F, G 유형에 해당하고, 미리 뗀 세금(3.3%)이 실제 내야 할 세금보다 많다면 차액을 환급받습니다. 5월에 신고해야만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Q5. 신고 기간을 놓치면 어떻게 되나요?
A. 5월 31일을 넘기면 무신고 가산세(20%)와 납부지연 가산세가 붙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기한 후 신고’를 해야 가산세를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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